간호사 연봉 5000만원 그래도 때려쳐, 유명 대학병원 무슨일?

간호사 연봉 5000만원 그래도 때려쳐, 유명 대학병원 무슨일?

(간호사 연봉 5000만원 사표)

간호사 연봉 5000만원 그래도 때려쳐, 유명 대학병원 무슨일?

“머리가 꽃밭이라 태워도 태우는 줄 모르네.”

서울 소재 대학병원에서 일하던 간호사 A씨는 선배의 한마디를 듣고 퇴사를 결심했습니다. 그동안은 집단적인 따돌림 등의 원인을 자신에게 찾았지만, 더 이상 참기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간호사 평균 임금은 5000만원에 육박합니다. 그럼에도 지난해에만 간호사 약 200명이 의료현장을 떠났습니다. 이른바 ‘태움’ 때문입니다. 태움이란 간호사 사이에서 벌어지는 직장 내 괴롭힘을 일컫습니다. (간호사 연봉 5000만원 사표)

의료계에서는 간호 인력의 만성적인 부족과 이로 인한 업무 쏠림 등 문제가 태움으로 이어진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보건의료인력 인권침해 상담 콜센터’에 접수된 총 507건의 상담 중 간호사가 379건(72.8%)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콜센터가 상담을 진행한 이들은 병원에 갓 입사한 20대 신규 간호사가 대부분이었고, 이들은 태움을 호소했습니다.

특히 이들이 힘들어 한 부분은 간호사로서 사회초년생인 자신에게 업무가 쏠리고, 손에 익지 않은 업무를 하면서 받게 되는 질책을 넘어선 갖가지 폭행이었습니다. (간호사 연봉 5000만원 사표)

간호사 연봉 5000만원 그래도 때려쳐, 유명 대학병원 무슨일?

실제로 A씨는 “간호사로 일하면서 실수를 하면 안 되는 것은 당연하지만, 바쁜 근무 환경 속에서 화풀이하듯 태우는 게 느껴졌다”며 “‘쟤는 태워도 타지도 않는다. 선배가 무섭지 않나’라는 말까지 들었다”고 호소했습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최대 5068만원(4년제 간호대 졸업 초임·2021년 기준)에 달하는 고액 연봉도 퇴사를 막아주지 못했습니다. 병원간호사회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사직사유로 직장문화 및 괴롭힘을 꼽은 간호사가 196명이었습니다.

수도권 상급종합병원 고참급 간호사 B씨는 “최근 신입 간호사들은 높은 연봉보다 자존감을 더 고려한다”며 “그렇기 때문에 태움을 버티려 하는 신입 간호사는 많지 않다”고 귀띔했습니다. (간호사 연봉 5000만원 사표)

간호사 연봉 5000만원 그래도 때려쳐, 유명 대학병원 무슨일?

간호계에서는 만성적인 간호인력 부족→ 이른 현장 투입→ 태움→ 사직 등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적정 간호인력 투입이 필수라는 것입니다.

박민숙 보건의료노조 부위원장은 “간호사 태움이 인성 문제라기 보다는 만성적인 인력 부족에 기인한다”며 “선배 간호사의 경우 1인당 다수의 환자를 보는 와중에 신규 간호사까지 교육해야 하기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신규 간호사 사직 비율이 10명 중 5명은 될 것”이라며 “의료현장에서는 태움과 사직, 인력 부족 악순환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간호사 연봉 5000만원 사표)

간호사 연봉 5000만원 그래도 때려쳐, 유명 대학병원 무슨일?

간호사 사표 월급 300만원 주면서 천만원짜리 일

필수 의료를 살리기 위해 정부가 의대 증원 추진 등 관련 대책 마련에 분주한 가운데 필수 의료의 ‘또 다른 축’인 간호사의 근무환경도 수면 위로 떠 오르고 있습니다. 병원이 인건비를 아끼기 위해 간호사를 과로로 내몰고 의사 등 타 직역의 일까지 시키는 사례가 비일비재하지만, 정부의 대책은 부실하기만 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간호사 연봉 5000만원 사표)

30일 의료계에 따르면 간호사 A씨는 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 “나 오늘 응급사직할 거야”란 제목의 글을 올려 종합병원의 간호사 노동 착취 실태를 고발했습니다.

자신을 한 달 전 대학병원에서 최근 200~300병상 규모의 종합병원으로 이직했다고 소개한 A씨는 “대학병원이 힘들어서 종합병원으로 들어왔는데 진짜 간호사라는 직업이 처참하다고 느꼈다”면서 “월 300만~400만원 주면서 거의 1000만원 가까이 의료 인건비를 절감하는 게 우리나라”라고 분개했습니다.

A씨는 이 병원에서 중환자를 담당하면서 입원 환자 수용, 청소와 폐기물 박스 정리 등의 잡일을 도맡았다고 합니다. 대학병원에서 이송 요원, 청소부, 간호조무사가 담당하는 일까지 혼자서 처리해야만 했다는 것입니다.

심지어 A씨는 인턴과 당직 의사가 없어 이들이 하는 동맥혈 검사, 드레싱(상처 소독), 흔히 콧줄로 불리는 위관 삽입, T-tube(기관절제관) 교환 등도 책임졌습니다. X선과 같은 영상 검사나 혈액 검사 처방을 내고 약국이 문을 닫는 주말에는 직접 약국 문을 열고 들어가 약을 조제하기도 했습니다.

물을 마실 시간도, 화장실 가는 것도 ‘사치’였다고 A씨는 토로했습니다. 쉴 새 없이 일하느라 하루 4시간 연장근무를 하는 날도 있었지만 ‘병원 분위기상’ 아무도 초과근무수당을 신청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A씨는 “의사 대신 처방이나 처치를 하는 것, 폐기물 박스를 정리하다 내 환자가 침대에서 떨어지는 것도 모두 간호사의 책임”이라며 “의료사고가 나면 나를 보호해줄 방어책이 아무것도 없다”고 울분을 터트렸습니다. (간호사 연봉 5000만원 사표)

이런 ‘간호사 인력 착취’는 비단 A씨의 일만이 아닙니다. 대한간호협회(간협)가 지난 5월 18일부터 6월 5일까지 ‘불법 진료 신고센터’를 통해 간호사에게 내려진 부당한 업무 지시를 수집한 결과 한 달도 안 돼 총 1만4234건이 접수됐습니다. 신고를 위해 접속자가 폭증해 사이트가 다운될 정도였습니다.

세부적으로 검사(검체 채취, 천자)가 9075건으로 가장 많았고 처방 및 기록 8066건, T-tube나 L-tube(콧줄) 등 튜브 관리, 봉합과 초음파 검사 등 치료·처치 및 검사가 2695건이었습니다. 대리 수술, 수술 수가 입력, 수술 부위 봉합과 같은 불법적인 수술 업무 지시는 1954건, 항암제 조제 등 약물 관리도 593건이나 됐습니다. (간호사 연봉 5000만원 사표)

간호사 연봉 5000만원 그래도 때려쳐, 유명 대학병원 무슨일?

이런 불법 진료의 근본적인 원인은 인건비 절감으로 수익을 개선하려는 의사의 ‘욕심’이 깔려 있다는 게 간호사들의 이야기입니다. 특히, 개인이나 소수의 의사가 운영하는 병원·종합병원의 경우 대학병원보다 처우가 훨씬 열악한 것으로 파악됩니다. (간호사 연봉 5000만원 사표)

건강보험통계에 따르면 2018년과 비교해 2022년 병원, 종합병원, 상급종합병원의 병상 수는 각각 16만5302개→19만7005개, 10만7290개→11만1005개, 4만4814개→4만8057개로 모두 늘었습니다. 같은 기간 간호사 수는 상급종합병원이 2만904명(4만7623명→6만8527명), 종합병원이 2만2132명(6만5682명→8만7814명), 병원은 1만77명(3만1041명→4만1118명) 증가해 간호사 1인당 병상 수는 거의 제자리걸음이었습니다. 간협이 1인당 병상 수를 기준으로 상급종합병원 대비 종합병원과 병원에서 근무하는 간호사들의 노동 강도를 비교한 결과 2018년 각각 1.73배, 5.66배에서 2022년 1.8배와 6.84배로 눈에 띄게 높아진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반면 병상 수에 비례해 의사의 임금은 수직 상승하고 있습니다. 국세청 등에 따르면 의사·한의사·치과의사 등 개원의의 평균 소득은 2021년 기준 2억6900만원으로 7년 전인 2014년(1억7300만원)과 비교해 1억원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우리나라 전문의 가운데 병·의원 봉직의 임금 소득은 구매력평가(PPP) 환율 기준으로 연간 19만5463 달러(한화 약 2억 6,400만원), 개원의는 연간 30만3000 달러(한화 약 4억 1000만원)로 모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보고됩니다. 구매력평가 환율이 물가 변동에 따라 결과가 달라져 실제 연봉 수준과는 차이가 있지만 세계적으로도 한국 의사의 임금 상승 추세는 뚜렷하게 관찰됩니다.

간호사 처우에 관한 문제는 올해 복지부 국정감사에서도 제기됐습니다. 간호사 불법 진료 실태의 원인을 묻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의료 인력 부족에 따라 간호사들이 의사 역할을 대체한다는 점이 주요 원인”이라며 “연말까지 업무 수행 범위에 대한 개선 방안을 만들겠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나 간협이 불법 진료 행위를 강요한 전국 의료기관 81곳을 국민권익위원회에 신고한 지 반년이 흘렀는데도 별다른 후속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정부의 필수 의료 환경 개선 의지가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간협은 “상황에 맞게 간호사의 업무 범위를 해석해야 한다는 무책임한 답변을 내놓기보다는 이제부터라도 보다 적극적으로 사태 해결을 위해 나서야 한다”면서 “간호사의 근무환경을 개선해 노동강도를 낮추려면 병원 설립요건을 강화하고, 간호 필요도에 근거해 간호사를 적정하게 배치하는 등 법적·제도적 장치를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간호사 연봉 5000만원 사표)

Leave a Comment